2009년 10월 5일 월요일

이런, 이병헌 스킨 쓰면 이병헌 되는 거 아니야?

지난 번 울랑이의 휴대폰 분실 사건이 있었던 날이야.

무섭게 화를 낼 것 같은 분위기에 난 울렁증이 살짝 생겼었어.

그러니 어쩌겠어.

추석도 코앞이고 해서 선물을 하나 준비했지.

뭐... 일종의 뇌물을 앞세운 애교작전이라고해야 할까?

 

혹시 그럴 리는 없겠지만 그 사건이 궁금하시면 아래 링크를 열어서 확인해 주시길...

휴대폰 분실한 남편이 화가 난 이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집안은 난리가 아닌 거야.

아무리 분실했다고 판단하였던 휴대폰에 전화를 걸어 보아도

누구 하나 받는 사람이 없으니 쉽게 포기를 못한 거지.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이들이 장난감 대용으로 가지고 놀았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장롱에서부터 신발장까지 싹 엎어버린 거야.

 

심호흡을 하고 나서 미리 준비한 스킨로션을 쑥 내밀었지.

차마 고개는 들지 못하면서......

왠 것이냐는 물음을 가득 담은 눈을 쳐다보지도 못한 채

 

때깔 좋고, 뽀대도 나고...

꼽사리로 받은 샘플들...

 

"스킨 다 떨어져 가더라. 이거 대따 좋은 거래. 인기 짱이라고 하니까 오빠도 발라 봐봐봐."

"얼만데? 비싼 거 아냐?"

"그럼. 적당한 가격이니까 산 거야."

"그래?"

 

호기심에 화장품을 열어보는 사이에 살짝 휴대폰을 내용물을 토해낸 박스 옆에 갖다 놓았어.

독사같은 울랑이가 내 굼뜬 행동을 못볼 리가 없지.

 

"어? 이게 왜 너한테 있어?"

"그게... 전화를 끊고 나서 나중에 보니까 가방 안에 있더라고. 애들이 갖고 놀다 내 가방에 넣었나 봐."

"이이~~~"

 

얼마나 기가 차고 화가 났으면 차마 그 다음 말을 꺼내지 못하면서 아예 앓는 소리를 내더라고.

얼른 준비해 간 산오징어회와 소주를 쟁반에 받쳐 들고 내 나름 멋진 눈웃음을 던졌지.

근데 언젠가부터 이런 약발은 통하지도 않더니만 오늘은 배가 많이 고팠는지 다행이 그냥 넘어가 주더라고.

 

그런데 말이야.

울랑이가 쓰는 화장품에 대해 불만이 있는데 말이야.

그거 쓰면 이병헌 되는 거 아니었어?

완전 사기 당한 기분이지 뭐야.

어째 팜플렛에는 그렇게 멋진 모습으로 보이더만

울랑이는 왜 그 스킨을 써도 하나도 변하지 않고 쓸 때랑 안쓸 때랑 똑같냔 말이야?

개뿔. 멋있어질 줄 알아서 사줬더니, 이병헌이 되는 줄 알고 사줬더니 그게 아니었어.

일주일 정도까지는 참아봤는데 진짜로 아니더라.

혹시 불량품 아냐? 이 썩을 놈의 스킨......

 

 

댓글 14개:

  1. 푸하하하... 재밌게 사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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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ㅋㅋㅋㅋ 재밌습니다.



    연휴 잘 보냈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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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하수 - 2009/10/05 15:51
    지금이야 웃지 그때는 정말로 앞이 깜깜했답니다.

    추석 잘 보내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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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omogun - 2009/10/05 16:11
    네... 잘 보냈습니다...

    모모군님도 잘 보내셨으리라 믿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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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마음이 많이 상하셨겠어요,,, 에이 나쁜 십장생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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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ㅋㅋㅋㅋ 이병헌의 향기는 내고 있지 않을까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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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 마지막 말이 넘 멋있네요...ㅋㅋ

    김태희가 쓰는 화장품 하나 울 마눌 사줘야겠네요...캬캬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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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드뎌 그 이후 이야기이군요..참좋은 미시님은 착하시다~^^

    제 여친님은 '그럴수도 있지~' '폰 잃어버린 너 잘못이 더 크잖아~' 하시는데..ㅋㅋ

    선물과 먹을 꺼 공세까지 하시다니 남푠님이 부럽슴다^^**

    근데 화장품 말이죠..그러면 여자분들은 김태희로 바꿜 수 있나요??

    빨랑 여친님께 화장품 선물을~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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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화장품 써서 해당 모델처럼 되면 저는 이미 슈퍼 초 간지 꽃미남 ㅋ 그러나 현실은 시궁창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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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핑구야 날자 - 2009/10/05 23:45
    그냥 해본 말인걸요. 고맙습니다.

    핑구님의 힘찬 동조에 힘을 얻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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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넷테나 - 2009/10/06 08:02
    이병헌도 담배를 피울까요?

    그럼 비슷할 수도 있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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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파아란기쁨 - 2009/10/06 12:48
    아... 멋진 말씀.

    파아란기쁨님은 센스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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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toy Story - 2009/10/06 13:30
    아마도 선물을 하시면 지금보다는 초쿰 이뻐지실 거에요.

    선물해 보세요. 하지만 장담은 못한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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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gemlove - 2009/10/06 13:59
    아항...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댓글과 방문...

    즐거운 오후시간 보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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