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비가 뭇매를 맞고 있더구먼.
그래. 대부분의 팬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조신하게 컴백을 못해서 그런 거야.
아무리 2009년도라고 하더라도 1900년대의 맏며느리 이미지로 발라드를 불렀어야 해.
그런데 정말 그랬어야 했을까?
정말로 아이비가 발라드를 통해 가련형 이미지를 고수해야 했을까?
내가 뭔 음악에 조예가 깊고 영향력도 쥐뿔 없지만 그래도 조금은 심했다는 말만은 꼭 하고 싶었어.
불륜드라마가 왜 그렇게 인기를 끌고 있는지 모르겠다.
유동근과 황신혜가 불을 지핀 그 불륜이 왜 이 대한민국의 트렌드가 되어야 했는지 정말로 모르겠다.
사랑.
인간세상에서 보석보다 귀하고, 눈물보다 아프고,
죽음보다 진한 것이 뭐냐고 물어본다면......
난 아낌없이 "사랑이야"라고 대답할란다.
서로 사랑한다는 건 아름다운 거야. 그치?
근데 사람이 살아가다 보면 감정의 기복에 따라 오늘만큼은 유난히 사랑의 그물에 빠질 때가 있는 거라고.
근데? 그게 어쨌다고?
이제 여섯살 짜리 딸아이 한테도 어제까지는 예뻤으니까 "오냐. 오냐. 이 세상에서 니가 젤로 예뻐."라고 했지만, 오늘은 정말로 징글징글하게 미운 행동만 하고 있으면 어떡할 것 같아? 그래서 한마디 하는 거야. "너 정말 그럴 꺼야? 깨벗겨서 아파트 밖으로 내쫒을 거야."라고......
솔직히 나는 아이비의 음악이 그렇게 좋은지 나쁜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일반인이야.
그래도 듣기 싫은 노래는 절대 안듣거든.
그런 내가 그래도 듣는 요즘 노래가 아이비 노래야.
무슨 말이야, 그게?
바보.
아이비 노래가 좋다는 거지.
아이비, 이 정도면 노래 잘 부르는 가수 아니니?
가수를 그냥 가수로 봐야지.
근데 왜 집안에 걸어놓을 장식용 액자처럼 흠이 없기만을 바라는 거야?
남 미워하면 힘들지 않니?
이런 저런 되지도 않는 이유 대면서 미워하면 미워하는 만큼 스트레스 받는 거 아냐?
노래 잘하면 가수지, 누가 가수야?
그렇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지 않냐고?
한번 생각해 봐.
2년 7개월을 숨어 지냈어.
얼마나 개인적으로는 팬들이 열광하는 무대에 서고 싶었겠어?
그리고 돌아왔잖아.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과해서 어느 정도 노출이 있는 의상을 입었어.
또 역할에 맞춰서 뱀파이어 퍼포먼스까지 했어.
그건 쇼잖아.
말 그대로 퍼포먼스잖아.
어찌되었건 아이비는 가요계를 앞서 나가는 멋진 개척자라고 생각을 해.
비록 지금은 싸구려 도매금으로 평가절하를 받고 있지만......
팬이라면 음악을 사랑해야 된다고 생각해.
그리고 음악을 사랑한다면 감정을 앞세워 가수의 길을 막으면 안되는 거고.
난... 정말....... 아이비의 노래가 좋다.
그녀를 사랑하는 건 순수하게 그녀의 음악성 때문이다.
그녀가 지금보다 더 벗고 나오던 말던 난 상관하지 않는다.
난 레즈비언도 아니고 동성애를 느낄만큼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지도 않다.
다만 아이비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그녀의 노래를 좋아했고, 그녀의 음색을 사랑했고,
그녀의 당찬 행동을 동경했다.
난... 정말...... 아이비를 가수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