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29일 목요일

그래!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렴

늦은 밤 퇴근을 하고 힘겨운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왔어.

늘 그렇듯 욕실에서 샤워를 하고 나와 시원한 보리차를 한잔 따라 마셨지.

아이들이 궁금해서 아이들 아빠 컴퓨터 방을 열어보았더니 역시 예쁘게 자고 있더라고.

 

아이고. 예쁜 것들.

두 아이 볼에 진하고도 애틋한 입술도장을 하나씩 찍어줬지.

그리고 두 아이가 자는 가운데 자리는 베개만 덜렁 놓여있고 비어있더라고.

아마도 엄마 자리라고 해 논 거겠지?

어? 그런데 베개 옆에 뭔가가 있는데 그게 형광등 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는 거야.

이게 뭐지? 하고 가까이 다가가서 보니 얼마전에 유치원에서 가져오라고 했던 작은 쥬스병이었어.

그런데 쥬스병 안에는 뭔가가 담겨져 있더라고.

아이들의 발달놀이 중의 하나였었나 봐.

색종이나 잡지 그런 것들을 찢거나 오려서 가득 담고는 예쁘게 선물리본을 달아놓았던 거지.

근데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건 그게 아니야.

그 쥬스병 옆에 있는 아주 자그마한 종이인형이라고.

얼마나 예쁘던지...... 그림의 형태를 보니 큰아이가 만든 게 틀림이 없어.

왜냐고?

우리 큰아이는 항상 사람을 그릴 때 이렇게 그린다고.

아마도 저녁에 읽었던 백조왕자라는 동화책 속의 공주가 되고 싶어서 만든 것이 아닐까?

그림도 그렇지만 가위로 이렇게 섬세하게 어떻게 오려냈을꼬?

나도 이렇게까지 오려내지 못하겠구먼......

지난 번 그림판으로 그린 그림도 그렇고 예술적 재능이 하나도 없는 엄마를 안닮은 건 천만다행이야.

이번 주 일요일은 쉴 수 있으니까 아이들하고 잠시 시간을 내서 어디라도 다녀올까 싶어.

 

예쁜 우리 딸들. 엄마가 이번 주에는 재밌게 해줄께.

 

그리고 너희들.

그래! 그렇게 너희는 동화 속의 주인공으로 되려무나.

엄마가 벼랑에서는 절대로 아니고,

오르막길이나 힘든 길, 뭐...... 아무튼 너희가 힘들다고 한다면 얼마든지 팍팍 밀어줄께.

알겠지?

 

댓글 4개:

  1. 우왕 사랑스런 아이들이네요 ㅎㅎ 하루의 피로가 싹 가실듯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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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emlove - 2009/10/29 16:05
    예쁘게 봐주셔서 고마와요.

    행복한 주말 되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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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따뜻한 일상의 이야기네요. 아이들이 참좋은 미시님을 생각해서 만든 종이인형도 이쁘구.. 참좋은 미시님이 아이들을 생각하는 것도 너무 예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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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까칠나무 - 2009/10/31 10:56
    좋게 봐주시니 고맙네요.

    주말과 휴일 즐겁고 행복하게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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