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일 화요일

5분만에 끓이는 황태해장국

주말이라 집에서 쉬고 싶었는데

왠걸? 큰애가 어디 나가자고 난리를 치네요

 

요즘에는 주욱~ 작은애가 아파서

유치원에도 못가고 계속 집에만 있었더니 더 그랬나 봐

 

어디를 갈까?

 

남의 속이 타는지도 모르고 태평하기만한 울랑

열받는 거 참으면서 옆구리 찔렀죠.

 

  "어디 갈데 없어요?"

 

성질난 목소리로 앙탈을 부렸더니

 

"놀이방 있는 고기집이나 갈까?"

 

이궁... 정말이지 솔선수범이란 말이 강물에서 익사를 했나봐요.

어찌되었건 나도 내 손으로 밥 안해서 좋으니까

예쁘고 우렁차게 콜을 했습니다요.

 

"OK"

 

잘 먹고 잘 놀고 거기에다 적당한 알콜이 들어갔으니

내 기분은 만땅으로 업되어 좋기만 했었죠.

 

그런데 써그럴...

도움이 안되는 우리 울랑의 혀가 잠깐 사이에 꼬부라져 버렸네요.

 

"이 화상아! 세상에 애들 데리고 외식하는데 언제 저렇게 마셨대"

 

집에 돌아오자 마자 아이들 샤워시키고

목욕재계했더니만 울랑은 벌써 꿈나라 티켓 발부받아 이 세상을 벗어났죠.

 

흐미... 외로워라.

비싼 외식비 걍 날려 버렸네.

 

 

그래도 울랑이 아침부터 찾을 것 같기에

오랜만에 해장국을 끓입니다.

 

뭘로?

 

아... 술국 중에 최고는 황태국이지

 

 

자... 울랑이 젤로 좋아하는 황태해장국 레시피 들어갑니다.

 

- 킁... 기대는 하지 말아요. 말만 거창했지 그냥 콩나물국이랑 별반 차이가 없으니까

 

 

우선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킁... 또. 또... 어떤 냄비에 얼마큼 넣느냐고 딴지 걸지는 마세요.

계란 후라이 할 때 식용유 얼마 넣어야 되는지 요리책에 안나와 있으니께... ㅋㅋ

 

 

황태를 먹기 좋은 크기(그냥 가위로 절반씩 잘라요.. 퍼억)로 손질을 하고

달달 볶아요

 

- 여기에서 한마디 별별로 볶으면 맛이 안나요

그러니까 절대로 별별로 볶지 말고 달달 볶아요 (<== 퍼억 : 연거퍼 두대, 피융~)

 

 

어느 정도 볶아지면(한 2~3분 정도, 센불에서) 물을 부어요

우리집은 네식구니까 1000ml 정도

 

- 여유가 있으시면 3만원짜리 에비x 생수로 끓이세요

그래도 맛은 같아요

 

 

속풀이가 더 잘되게 콩나물을 넣어 주세요

 

- 뚜껑 없는 용기는 사용하지 마세요.

뚜껑 덮지 않으면 비린내 나요

 

 

끓기 시작하면 간을 합니다

물론, 다시다와 천일염이지요.

 

- 라면의 꽃은 계란입니다.

그렇다고 계란이 라면에서만의 꽃은 아니죠.

맛있게 먹어야 할 황태해장국에도 반드시 계란을 풀어줍니다.

 

 

잘 풀은 계란이 익을 정도로 한번만 더 끓이면 완성되지요.

 

어? 근데 오늘은 사진으로 봐서는 별로 맛있어보이지 않는다요.

그래도 직접 숟가락을 담궈보니 이 맛이다 싶습니다.

 

 

시원한 황태해장국...

 

아직도 술이 덜 깬 울랑이 밥도 없이 두그릇이나 퍼먹습니다요

 

"왜 대파가 그렇게 비싸?"

 

미운 말 한마디 더해가면서

그래도 고춧가루는 끝까지 내어오지 않았어요.

 

"자갸~ 속 상하면 어떡해? 걍 시원하게 드시와용"

 

없는 애교에 콧소리 냈더니 지금은 마른 콧물이 딱지로 앉아 간지럽기만 합니다.

 

 

 

댓글 12개:

  1. 어제 술먹어서 그런지 무척이나 맛있어 보이네요. 자취생인 저로서는, 오늘 아침도 라면을 생각하고 있습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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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ㅋㅋㅋ 오늘도 재밌게 보고 갑니다. 남편분 복받으신거 아니에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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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황태에 콩나물이면 그 국물의 시원함이란...

    아침을 안먹어서 지금 속이 좀 허한데 엄청 땡기네요 ㅜㅜ

    날씨가 참 쾌청하네요.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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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저는 술을 마신것도 아닌데

    왜 저케 땡기냐구요 ㅜㅡ



    에잇...술마신후엔..걍 냉수로 아침을.줘버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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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신랑분이 맘 놓고 술 먹는 이유가 있었군요..

    시원한 해장국 먹으면 속이 확 풀릴 것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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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문단 - 2009/09/01 09:45
    해장은 꼭 하세요

    건강은 있을때 챙겨야 하지요

    맛있는 해장국 드셨을 거라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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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넷테나 - 2009/09/01 09:46
    답글 쓰려는 아내 밀치고 남편이 씁니다.

    복 받은 거 절대 아니고요.

    포스트에서 보여지는 캐릭터와 현실과는 괴리감이 있습니다.

    저도 이런 사기성 포스트를 쓰는 울 아내한테 한마디 할랍니다.



    속지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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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카타리나 - 2009/09/01 10:30
    저도 그런 마음이 들었답니다.

    다음에는 챙겨주지 말아야 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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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라오니스 - 2009/09/01 17:20
    ㅎ ㅎ 꼭 매번 그런 건 아니랍니다.

    저도 못 챙길때가 더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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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Reignman - 2009/09/01 10:16
    가능하면 오늘 한번 해서 드셔보세요

    술을 드신 다음이 아니라도 괜찮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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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참좋은미시 - 2009/09/01 23:19
    ㅋㅋㅋㅋ그래도 두분 제가볼때는 좋아보입니다^^

    사기성 포스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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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넷테나 - 2009/09/01 09:46
    너무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울랑이 술 한잔해서 그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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