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3일 일요일

내눈의 콩깍지-두번째 이야기

주말

오늘은 기다려왔던 토요일

 

벌써부터 벼르던 토요일 주말이었어

 

연막작전을 치느라 아이들은 할머니한테 진작에 맡기고

큰 맘 먹고 머리까지 했지

 

떠그럴...

간밤에 머리한다고 하는 소릴 듣던 울랑이가 하는 말

 

"너 지금도 예뻐"

 

헉...

듣기는 좋았지

근데 말이야

타이밍이 절대적으로 나빴던 거 알아?

 

머리 한다는 얘기 듣고 예쁘다고 하는 건

돈 아까우니까 그런데다가 싸발르지 말라는 거지

 

내가 그 속을 모를 줄 알고?

 

 

울랑이는 치킨에 무진장 약하거든

그것도 후라이드...

촌스럽게 후라이드가 뭐니?

차라리 바베큐를 먹던지

 

그래서 꼬셨지

"자갸(코맹맹이 소리)~~ 퇴근 시간에 치킨에 술 한잔 하고파요"

 

다른 거 같았으면

쓰잘데기 없는 얘기 하지 말고 빨랑 들어오라고 호통쳤을 울랑이가 하는 말

 

"엉? 냠냠이 후라이드? 얼루 가까?"

 

이룬 화투장의 똥껍데기 같게스리

가까가 뭐야 가까가...

 

그래도 목표로 한 것이 있으니 코맹맹이 소리에 힘 X2 버전으로

"마당에서 머그까?"

 

대번에 콜이란다

 

 

자...

한 컷 찍어주시고...

 

근데 오늘 울랑이랑 함께 했던 이 치킨집 영 아니었어

손님이 많았는지 염지도 엉망이고

치킨옷도 덜 입혀서...

 

맹맹... 꽁꽁...

 

진짜 맛없더라

 

 

어? 계산하고 집으로 오는데 새로운 간판이 보였어

뭐지?

 

울랑이 간판보더니 고(Go)란다

자기가 지금도 잘부른다고 착각하는 "사랑을 할꺼야"를 굳이 불러야 된다나 어쩐다나

 

뭐... 나도 노래는 엄청 좋아하걸랑

못이기는 채 하고 쫄랑쫄랑 따라들어갔더니...

 

뭔 내부 통로만 보면

똥배 나온 아저씨들이 엄청 즐거워할 아가씨주점을 많이 닮았더라고

그래서 울랑이가 들어가자 그랬나?

 

잠시 째려주고...

 

 

1차로 사랑을 할거야를 부르고 나서

노래 선곡에 정신줄 놓고 있는 울랑이한테

 

"자갸~~ 그거 불러봐봐봐~"

"응? 그게 뭔데?"

"안녕이라고 말하지 말아 봐봐봐~"

 

연신 내질르는 코맹맹이 소리

약발이 끊겼어

홱 돌아서더니 마이크 잡고 번호를 누르라면서 먼 산 쳐다보대

 

근데...

내가 아가씨 시절에 이 노래에 뿅갔거든

내 눈에는 이 노래를 부른 울랑이가 세상에서 젤루 멋있게 보였어

그게 바로 승철이 오빠 노래지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아싸~

전주곡 나오시고...

이런 오늘은 삑사리만 계속 질러댄다

덕분에 콩깍지 벗겨내고 승질만 냈어

 

이궁...

 

근데 울랑이가 언제 찍었는지

아니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려고 작정을 했는지

내가 광분할 때만 부르는 용필이 오빠 노래를 부르라고 해놓고선

이렇게 동영상을 찍었던 거야

기특도 하지

 

[이 곳에 있던 노래방 동영상은 몇 번을 생각해도 불안하기에 삭제하였습니다.

무엇이 그렇게도 불안했냐고요?

뻔하잖아요. 저작권법... 크힝...

그래도 이제는 쪽팔리지 않아서 저는 좋아라하는데

울랑이가 서운해 미치려고 하네요. 쌤통이당~~~!! ]

 

 

근데 내 딴에는 잘 불렀다고 생각했고

기계도 만점을 줬는데

지금보니 이 모양이네

 

울 이웃님들...

그리고 여기로 세상사 귀찮아서 피신해 온 님들...

못할 짓 하고 있네요

모두 모두 귀막고 들어 주세요

 

울랑이가 이 동영상 지우면 가만 안놔둔다네요

 

근데 내가 생각해도 오늘 좀 많이 마시기는 했어

자갸~~ 이 동영상 내리면 정말 안돼?

쪽팔려 뒈져버리겠어

 

댓글 16개:

  1. 글을 참 재미있게 쓰시는것 같아요.ㅎㅎ

    남편분도 재미있으신것 같구..

    참 유쾌한 가정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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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굽이굽이 또 굽이~!

    하하~! 노래를 잘 부르시는군요! >.<

    전 음치라서 친구들이 맨날 야유를 흑흑....

    부러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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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티런 - 2009/09/13 06:26
    좋게 보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남은 주말 잘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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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악랄가츠 - 2009/09/13 13:58
    술김에 부른거라 그저 소리만 질른것 같아요.

    악랄가츠님의 귀는 잘 있으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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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저보다 노래 훠~~~~~~얼씬 잘하시는데요 ㅋ 저는요 노래를 너무 못해요. 음이 안올라감.. 심지어 머리속으로 노래불러도 안올라가더라구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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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gemlove - 2009/09/13 22:59
    에이 너무 후하게 봐주시는 것 같네요.

    저도 맨 정신으로는 마이크를 잡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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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마지막 멘트땜에 웃고 갑니다

    아이구 어케요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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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윤뽀 - 2009/09/14 13:50
    님은 웃으시지만 저는 속상하답니다. 잉잉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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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그냥 입가에 미소가 생기네요...^^..

    잘 보고 갑니다...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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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無情人 - 2009/09/14 23:33
    얼굴에 미소를 짓고 가시니 다행이네요.

    행복한 한 주 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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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근데요, 목표로 한게 먼가요.? 머리는 왜.? 돈아깝구로, 이뿌다는데...

    음.., 블로그를 첨부터 다 봐야되나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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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참좋은미시 - 2009/09/14 22:42
    행복해보여서 좋은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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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aryasu - 2009/09/15 09:17
    아이들 없이 연애시절로 돌아가보고 싶었죠.

    그래서 예쁘게 보일려고 머리도 한건데... ㅠㅠ

    아무튼 그날은 데이트 잘 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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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 @윤뽀 - 2009/09/14 13:50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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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 trackback from: [팥빙수 먹으면서] 볼 드라마 - 일드 Smile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팥빙수 드시면서 보세요~! 언제나 인기몰이를 했던 드라마를 다운로드해서 봐왔던 터라, 일본드라마를 나오는 시기에 보기는 처음이다. 친구의 소개로 얼떨결에 보기 시작한 '스마일'. 재미가 있을지 없을지 기대하면서 보는것도 하나의 재미였던것 같다. 매주 금요일이 되면 빨리 다음편이 나오길 기대하는 것도 오랜만에 맛보는 드라마의 묘미였다. 필리핀 혼혈아인 비토(마츠모토 준)은 일본에서 태어나 자라왔고 국적도 일본임에도 불구하고 혼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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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 trackback from: Supersnow MBC 공감 특별한 세상 출현
    MBC 공감 특별한 세상에 출현한 Snow 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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