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웃을 게 없는 세상이야.
얼마 전 연이어 우리나라의 최고 어르신 두 분이 세상을 등지셨잖아.
그 충격에서 벗어나기도 전에 국화꽃향기만을 남기고 젊은 배우 장진영도 떠났고 말이야.
세상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유난히 많이 떠난 해로 기억될 것 같아.
근데 잠깐 생각해보면 언제까지 슬퍼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하다못해 가족들을 제외한 가까운 친척까지도......
오늘은 시아버님의 생신이셨어.
좋은 날이고 해서 술도 많이 땡겼는데 눈치 보느라 소주 2잔밖에 못 마셔서 아쉬웠어.
그래도 기분은 좋더라고.
이렇게 기분이 좋을 때 한 시간 반 동안 정신없이 웃었던 영화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울랑이랑 연애하던 시절도 많이 떠올랐거든.
사실 울랑이가 술을 한 잔 마시면 좀 진한 농담도 서슴지 않고 던졌었지.
근데 그게 은근히 뭔가를 기대하게 만들더라고.
아마도 경험이 많았던 게 아닐까 싶어서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좀 째려주기도 했었는데...
영화 어글리 트루스는 내숭녀와 짐승남의 에피소드를 코믹스럽게 만든 영화야.
일단 이 영화가 슬로건으로 내걸었던 말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9월, 솔로여, 커플행 급행열차를 타라! <= 킁...... 그게 맘처럼 쉽게 되냐고......
잠시 영화의 줄거리를 살펴보자면
절대적 내숭으로 똘똘 뭉친 이 여자.
자칭 타칭 내숭 9단이라는 신의 경지를 위협하는
아침 뉴스의 PD야.
이름도 꼭 그럴듯하게
‘에비(캐서린 헤이글)’라고 하지.
그리고
지가 뭐 여자들이 선망하는 남자의 1인자라도 되는 양
느물거리는 이 남자.
자칭 타칭 마초 9단이라는 예술의 경지에 이른
섹스 카운슬러를 직업으로 가지고 있어.
이름은 노래방에서 열심히 입술을 탐하려고 지었는지
꼴에 ‘마이크(제라드 버틀러)’라나?
이 영화에서 볼 거 다 보고 알 거 다 아는 여자와 남자가 하는 행동과 말은
애써 숨기고 있었던 성과 SEX를 시원스럽게 터뜨리는 느낌이 인상적이야.
간질간질하던 곳을 메스로 확 찢고는 알콜을 들이붓는 시원함이라고 해야 할까?
근데 말이야. 대화가 너무 야하다고?
그렇게 말하는 여자들도 친구끼리 이 정도 수위의 말은 약밥도 아닌 약과라고.
남자 앞이니까 내숭을 떠는 게지.
한국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가 12세용 정도의 강도를 갖고 있다면
이 영화는 19세禁이 확실하다고. 물론 내뱉는 싸가지가 바가지인 말로써......
어글리 트루스는 사랑에 달콤한 환상을 갖고 있는 여자들이 꼭 봐야하지 않을까 싶어.
왜냐하면 남자들은 여자들의 환상과는 다른 형태의 사랑을 원하기 때문이지.
여자들이 자기 딴에는 애교스럽다고 착각을 하면서 남자에게 보여주는 것들.
예를 들면 눈웃음, 가녀린 손짓, 하늘거리는 몸짓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야.
이미 그런 내숭을 알고 있는 남자들이 모르척 하면서 역이용을 하게 된다면
여자는 꼼짝없이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지.
멋진 대사를 통해 여자를 유혹하는 멘트 따위는 이 영화에서 기대하지 말아야 해.
혹시라도 여자의 심장에 큐핏의 화살을 날리기 위한 멘트를 이 영화에서 찾으려 한다면
포.기.하.세.요.
이 영화에서의 대사는 너무나 직설적이고, 퇴폐적이고, 남우세스러워.
한번 알아볼까?
“쭉빵이 되세요!”
▲ 아! 열여덟( 나 욕했다). 어느 천 년에 쭉방이 되겠냐고. 이건 패스다 패스.
“성격이 중요하다? 다 구라에요! (블라블라) 사랑받기 위해 잘해야 하는 건 오럴섹스!”
▲ 이건...... 자신이 더 없는데?
“말 타고 싶어지네~(???)”
▲ 무슨 말? 신혼여행가면 조랑말 탈 수 있어. 나도 두 번이나 탔거든.
“난 여자가 위에 있는 게 좋더라~(?!)”
▲ 나도 가끔은...... 부끄 부끄......
이 외에도 너무나 직접적인 표현이라 미처 이해하지 못한 말들도 많아.
근데 이 썩을 울랑이는 어떻게 그걸 다 알아 듣냐고.
뭔가 문제 있는 거 아냐?
그리고 어찌되었건 그 장면 하나 만큼은 솔직히 부럽더라.
남주와 방에서 지랄을 떨다가 정형외과(?) 의사가 초인종을 누를 때
그 가증스러운 애교를 싸구려틱 날리면서 좋아라하는 모습.
양 손에 떡을 쥐고 어느 것부터 먹을까 고민하는 그 행복을 난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다규......
행위로 보여주는 것은 머릿속으로 상상을 할 필요가 없지.
그저 보이는대로 보면 되니까.
그래서 금방 잊어버리게 돼.
얼마 전에 개봉했던 쌍화점을 보고 온 직장 동료들도 비슷한 말을 했지.
뭐라고 했냐고? 영화를 보고나서 기억나는 건 남주의 엉덩이 뿐이라던데?
난 체질적으로 그렇게 응응 하는 영화에는 흥미를 느끼지 못하겠더라.
자위나 섹스에 대한 직접적인 표현, 여성이나 남성의 상징물에 대한 표현.
난 그렇게 많은 표현들이 있는지 처음 알았어.
남자들은 아무리 순진한 청춘이라고 해도
어차피 군대 들어가면 고참의 말에 장단을 맞추면서 거의 알게 된다지만......
어찌되었건 신나게 웃을 수 있었고, 유쾌하긴 했어.
이제부터는 울랑이한테 나머지공부를 받아야 될텐데.
무슨 공부냐고?
음...... 그게 영화를 보면서 자막으로 보였던 단어들인데
아직도 기억은 나는데 뭔 뜻인지는 모르고 있는 것들이 있거든.
이런, 그건 알아서 뭐하게....... 에비!!!
노래방에서는 마이크에 침 좀 묻히지 말라고
울랑이가 영화 주인공 이름으로 썰렁한 개그를 펼칠 때마다 난 미치겠다요.
누가 좀 말려줘요.
자!!!
결론은......
삶에 지쳐 어깨에 향숙이를 태우고 다니거나
발걸음에 동수를 끼고 걷느라고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여.
두시간을 투자하여 향숙이랑 동수를 접붙이고
가뿐하게 생활로 돌아갈지어다.
재미있게 잘 쓰셨네요.
답글삭제즐거운 포스팅 잘 보고 갑니다.^^
또 한주를 위하여... Fighting~
하하.. 꼭 봐야겠군요!
답글삭제재밌는 영화 리뷰 짱이예요! >.<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자유인 - 2009/09/14 01:23
답글삭제즐겁게 보고 가셨다니 기쁘네요.
자유인님도 한주의 시작을 활기차게 하시길.... ^^
@악랄가츠 - 2009/09/14 03:10
답글삭제네... 재미있게 보실거에요.
가츠님도 즐거운 한 주 보내세요. ^^
ㅋㅋㅋ 재밌게 보고 갑니다~ 언제나처럼
답글삭제영화도 보고싶어졌습니다!! 즐거운 한주시작하세요~
정말 색다른 리뷰..재미있습니다.ㅎㅎ
답글삭제아침부터 읽고나니 기분이 매우 좋아집니다.^^
행복한 하루되세요~
와~~ 매력적인 리뷰입니다. 빠져 듭니다~ ㅎㅎ
답글삭제이 영화 꼭 보고 싶네요. ㅎㅎ 멘트를 찾으려는건 아닙니다. 포기했다구요! ㅋㅋ
ㅎㅎ 이거 이웃 블로거님들 추천이 많아서 여친이랑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
답글삭제@넷테나 - 2009/09/14 08:54
답글삭제항상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후에 갑자기 비가 많이 왔는데 넷테나님이 계신곳은 어떠셨나요.
좋은 밤 되시길... ^^
@티런 - 2009/09/14 09:42
답글삭제퇴근해서 씻고 컴퓨터에 앉는 시간이 항상 이 시간이네요.
뎃글이 많이 들어와서 참 기분이 좋은것 같아요.
티런님도 즐거운 밤 되세요...^^
@momogun - 2009/09/14 18:27
답글삭제너무 좋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밤 되세요... ^^
@gemlove - 2009/09/14 21:27
답글삭제재미있게 관람하세요.
혹 기대에 미치지 못해도 제 탓은 마시길.... 호호호
즐거운 밤 되세요... ^^
여자친구랑 봤는데..
답글삭제전 좀 민망했다능. ㅋㅋㅋ
@에몽Plus - 2009/09/14 23:12
답글삭제울랑이랑 봐서 그런지 잘 모르겠던데....
전 재미있었답니다. ^^
아내가 다치기전에 참 재미있게 봤어요,, 서울극장도 오랜만이고
답글삭제응??? 여자끼린 저정도가 약과라구여?? 헛 무서버라~~ ㅋㅋㅋ
답글삭제요거 포스터가 잼나다 했는데, 볼만한 모양이군요,,,^ ^
답글삭제@핑구야 날자 - 2009/09/15 08:29
답글삭제교통사고는 후유증이 심하다고 하던데...
앞으로 얼마간은 핑구님이 고생좀 하셔야 겠네요..
@adios - 2009/09/16 00:37
답글삭제사실 더 심한말들도 한답니다.
남자들끼리도 그러지 않나요? ㅎㅎ
@백마탄 초인 - 2009/09/16 01:18
답글삭제보여지는 것이 아닌 말로써 그 모습을 그려보게 하는게 기억에 남더라고요.
1시간 30분동안 유쾌했답니다. ^^
trackback from: 추천영화 : 브이 포 밴데타
답글삭제"2040년… 완벽하게 통제된 미래사회" 미래,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후 2040년 영국. 정부 지도자와 피부색, 성적 취향,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이들은 ‘정신집중 캠프’로 끌려간 후 사라지고, 거리 곳곳에 카메라와 녹음 장치가 설치되어 모든 이들이 통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세상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 평온한 삶을 유지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통제된 언론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다시 한번 느낀다.. 현재 우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