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5일 화요일

결혼생활에 중요한 것

 

24살에 결혼을 했으니까 나는 올해로 결혼 11년차가 되는 한 남자의 아내이다.

결혼생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 믿고 의지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것 말고도 부부 생활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그것이 바로 부부생활에서의 SEX다.

 

결혼할 당시에만 해도 SEX가 왜 좋은지 도무지 알 수 없었지만 우스게소리로 들었던 '여자는 아이 2명을 낳고 나서야 진정한 SEX를 알 수 있다'는 말을 이제서야 공감을 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연애를 하는 동안이나 큰애를 낳고 또 둘째를 낳기까지 SEX가 가정생활에 무슨 상관이 있고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도 하지 않았을 뿐더러 거기에 어떤 의미도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왜 이런 말들이 나오게 되었는지 절실하게 공감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생활을 하는 동안 왜 이런 말을 내가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어느 날부터 남편과의 사이가 소원해지기 시작했고, 그 이유 중 하나가 우리 부부 사이에 존재하고 있었던 SEX없는 부부생활이었다. 어쩌면 부부 생활에 있어서 SEX는 일상이 되어야 했고, 습관이 되어야 했을 가장 중요한 사항 중의 하나이었어야 했는데 각자의 밤을 보내는 것을 서로에 대한 배려라고 오해를 하면서 그 아까운 몇년의 시간을 그냥 보내버린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SEX를 창피하게 생각해 왔고, 알게 모르게 성에 있어서는 드러내지 않는 것이 미덕이라는 풍토를 만들어 왔으며, 특히 여자가 성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부부사이에서도 터부시 되는 금기사항으로 여기는 문화 속에서 생활해 왔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SEX는 그렇다 할지라도 이미 결혼을 한 이후의 부부생활에 있어서까지 우리나라 여성들에 대한 성적인 차별은 정말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로 여자가, 그것도 결혼을 한 아내가 남편에게 어필하는 SEX에 있어서도 분명 이 사회는 색안경을 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배우 안성기와 심혜진, 그리고 문성근이 열연했던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이라는 영화에서도 충분히 이 나라의 사회성을 볼 수 있었으니까. 그것은 가부장적인 제도하에 몇 백년을 한결같이 이어온 우리나라에 살고있는 여성들이 지금까지도 어쩔 수 없이 수용해야만 하는 크나 큰 핸디캡이 아닐 수 없다.

 

지금 SEX에 대한 내 생각은 많이 변해있다. 어떻게 하면 남편이 적극적으로 나와의 SEX에 몰입할 수 있을까? 또 서로가 모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sex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많이 알고 싶다. 물론 지금까지 딴나라 이야기로 치부해 버렸던 내게는 그와 같은 공부가 쉽지는 않다. 생전 찾아보지 않던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기도 하고, 애정소설을 통해 간접적으로 알아보고는 있지만 워낙에 소질이 없었던 분야라 글로 보여지는 내용만으로는 이해하기가 너무 어렵다.

 

정말이지 얼마 전까지는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없을 뿐더러 이런 것을 찾아서 봐야겠다는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알려고 노력하는 만큼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한 것이 sex라는 것이고, 또 여자들도 남자 못지 않게 어떤 루트를 통해서라도 배워야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라는 존재는 서른을 지나 마흔이 되고, 또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세월의 무게를 쌓아가면서도 항상 외로울 수밖에 없다. 그럴 때 가장 위안이 되는 것이 바로 변함없는 사랑을 약속하는 남편의 애정표현이다. 부부간의 애정을 표현하는 척도는 바로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깃들어 있는 SEX...

 

'지금까지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이었지만 이제부터는 내가 먼저 남편에게 잠자리를 요구해야지. 그리고 SEX를 하는 시간동안은 이 세상 누구보다 행복한 여자가 되어야겠어.' 그렇게 다짐을 해보는 오늘이다.

 

댓글 6개:

  1. 솔직하고 멋진 글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 좋은 블로그 만들어 나가시고 좋은 글로 뵙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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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내년초에 결혼하려고 준비하고 있는대 남친한테도 이글 보여줘야겠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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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참치먹는상연 - 2009/08/25 12:38
    에공... 그렇게 말씀해주시니 괜히 부끄럽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고, 전국에 살고 있는 몇백만 가구 중에 극히 적은 숫자의 가정에 해당되는 이야기라 생각해요.



    아무튼 깨소금나도록 행복한 결혼생활 이어가시길 바랄

    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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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넷테나 - 2009/08/25 08:17
    네... 바쁘신 중에도 이렇게 어려운 발걸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넷테나님과 앞으로 좋은 정보를 통해서 더 가까와질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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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비록 부부들만의 내용은 아닌것 같아요..애인과의 내용도 될듯해요..

    오래된연인들이 느낄수도 있겠죠..남자와 여자가 둘이서 할수 있는 재미있는 일이 SEX라는데 말이죠..전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더 오픈 마인드를 가지고 다가서면 좋을 꺼라고 생각되네요..난 이게 좋은데..넌어떠냐...뭐 이런식으로 말이죠

    간만에 좋은 글을 본것 같아서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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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간지라이더 - 2009/09/06 20:02
    감사합니다.

    아마 그런면 서로를 더욱 잘 이해 하고 오해하는 일이 없어지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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